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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주론 | 니콜로 마키아벨리
    쪼랭 X Book 2024. 4. 1. 21:45

     

     

     16세기 발간된 "군주론"은 종교와 윤리를 강조하던 중세시대 유럽사회에 군주가 권력을 얻고 유지하려면 때로는 악해야 할 때도 있다는 내용을 담으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16세기 유럽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군주론의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sm)은 냉혹한 현실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합리적인 처세술로써 현대인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끎과 동시에, 세계 유수 대학의 필독서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나에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언제나 가까운 책이었지만, 당시에는 단순히 정치"철학"에 관한 책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다가, 직장인이 된 후에나 책을 첫 페이지를 읽게되었다.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니 생각난건가...?)

     책은 250 페이지 이내로 구성되어 금방 완독하였으며, 아무래도 타인에게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 쓴 책이다보니 쉽게 읽히기도 하였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된 구절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고, 마지막 군주론에 대한 나만의 소감으로 마무리 해보려 한다. 


    "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걸었던 길을 걷고 그들의 행동을 모방하면서도 남의 길을 완전히 따를 수 없으며, 자신이 모방하는 사람들의 역량에 도달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신중한 사람은 언제나 위대한 사람들이 걸었던 길로 들어가고 탁월했던 사람들을 모방합니다. 자신의 역량이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하더라도 냄새 정도는 풍기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신중한 궁수들처럼 해야합니다. 목표 지점이 너무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고 자기가 쏜 화살이 얼마만큼 멀리 날아가는지 알고 있을 때 그들은 정해진 장소보다 훨신 높은 곳을 조준합니다. 이는 화살로 그곳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렇게 높은 곳을 조준해야 화살이 본래 의도한 지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 (06장)자신의 무력과 역량으로 획득하는 새 군주국에 대하여 p.46-47 -

     

     마키아벨리는 군주국의 종류를 세습 군주국, 혼합 군주국, 새 군주국 등으로 나누고, 특히 새 군주국은 "자신의 무력과 역

    량으로 획득하는" 경우와 "다른 사람의 무력과 행운으로 획득하는" 경우로 나누어 한번 더 설명을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군주가 되는 조건(혹은 인간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행운(fortuna)과 역량(virtu)"을 자주 언급하는데, 주된 내용은 우리가 어렸을적부터 어른들에게 듣던 "벽돌로 쌓은 성은 무너뜨리기 어렵고, 모래로 쌓은 성은 작은 충격에도 무너진다."는 내용이다.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주된 교훈보다 인상깊었던 부분은 "궁수들이 표적을 맞추기 위해 과녁보다 훨씬 높은 곳을 조준하는 것"을 예로 든것이다.

     우리는 늘상 들어왔다 "서울대를 목표로해야 연고대는 가고, 연고대는 목표로 해야 서성한은 간다." 이러한 개념이 16세기에도 존재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포르투나(여)와 비르투(남)의 알레고리>(페테르 파울 루벤스, 17세기)

     


     "군주가  나라를 얻고 유지하면, 그의 수단은 언제나 명예롭다는 평가를 받고, 그는 모두에게 칭찬을 듣습니다. 왜냐하면 민중은 겉으로 보이는 것과 일의 결과에 끌리기 때문입니다." - (18장)군주는 어떻게 신의를 지켜야 하는가 p.129 -

     

     마키아벨리즘의 대표 문장인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한다"가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저 문장을 이때까지 마키아벨리가 직접 이야기 한줄 알았다...;;; (나만 그런거 아니지...?)

     


     " 군주국을 오랫동안 통치하다가 잃은 군주들은 운명이 아니라 본인의 나태함을 탓해야 합니다. 평온한 시기에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훗날 역경의 시기가 왔을 때 달아날 궁리만 했을 뿐 방어할 생각은 하지도 않았으며, 민중이 승리자의 거만함에 싫증을 느껴 자신을 다시 불러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른 대책이 없다면 좋은 결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고 다른 해결책들을 무시하는 것은 참으로 그릇된 행위입니다. 자신을 다시 일으켜줄 사람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넘어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혹시 그렇게 되더라도 당신의 안전을 보장해줄 수 는 없습니다. 그런 방어책은 비열할뿐더러 자신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훌륭하고 확실하며 지속적인 유일한 방어책은 바로 자신과 자신의 역량에 의존하는 것뿐입니다." - (24장)왜 이탈리아 군주들은 나라를 잃었는가 p.166 -

     

     이 부분은 참 생각에 깊게 잠기게 하는 단락이었다. 이탈리아는 우리와 같은 반도국가이고, 마키아벨리가 활동했던 당시 이탈리아는 프랑스, 스페인과 같은 강대국에 언제나 휘둘리는 분열된 국가였다. 마치 지금의 우리나라처럼...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특히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를 돌이켜보면, 마키아벨리가 꼬집은 부분이 너무나도 아프다. 당시 조선의 왕은 무능했으며, 관리들은 역경의 시기에 본인들의 잇속만 챙기고 달아날 궁리만 하였다. 심지어 조선 역사에 이와 같은 상황이 처음도 아니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 그리고 한일합방까지...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을 다시 일으켜줄 사람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넘어지는 사람은 없으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고, 혹시 그렇게 되더라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은 정말 조선의 역사를 보고 말한 것처럼 딱 들어 맞는다. 임진왜란 당시 국토에 대부분을 일본에게 유린당했지만 이순신 장군님과 의병의 활약 그리고 명나라의 도움으로 기적처럼 회생하였다. 그러나 채 100년이 지나지 않아 조선은 병자호란을 맞이하였으며, 한 나라의 국왕이 침략한 국가의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절하는 굴욕적인 삼궤고두례로 국가의 패망은 막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참혹한 역사를 겪고 탄생한 현재의 대한민국은 다른가? 이 질문은 계속해서 머리속에 맴돌며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힘들게 만들었다.


    "저는 행운을 물살이 거센 강 중에서 하나에 비유하는데, 그런 강들은 분노할 때 들판으로 범람하고, 나무들과 건물들을 무너뜨리며, 이곳에서 흙을 들어내 저곳으로 옮깁니다. 그 앞에서는 모두가 달아나거나 어떤 방식으로도 기세를 저지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굴복하지요. 그렇다고 해도 평온한 시기에 둑과 제방을 쌓음으로써, 훗날 강물이 불어나더라도 물줄기를 수로로 돌려 흘러가게 하거나 무자비하고 커다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비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행운에 대해서도 그와 비슷하게 개입할 수 있습니다. 행운은 역량이 자신에게 저항할 만큼 조직되지 않은 곳에서 힘을 과시하며, 자신을 막을 둑과 제방이 준비되지 않은 지점을 알아채고 그곳에 공격을 집중합니다."- (25장)행운은 인간사에서 얼마나 강하고, 인간은 행운에 어떻게 저항할 수 있는가 P.167-169 -

     

     이 책의 주된 가르침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다. 군주론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모술수도 필요하다는 메세지로 사람들에게 알려져있지만, 직접 책을 읽고 느낀 것은 한 사람이 발전시켜야할 역량을 더 강조했다는 것이다. 위 단락은 그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마키아벨레는 행운을 물살로 비교하며 거부하기 힘든것으로 묘사하지만 한 사람의 역량을 통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역시나, 그럴줄 알았지" 와 같은 부정적인 태도보다는 "그래도, 한번 더, 할 수 있어" 와 같은 긍정적인 태도를 가져야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 삽화 정보: 카롤루스 보빌루스의 <지혜에 대하여>(Liber de sapiente, 1510)에 삽입된 ‘포르투나와 비르투’라는 제목의 목판화. 눈을 가린 채 회전하는 운명의 바퀴를 들고 공처럼 둥근 의자에 불안하게 앉아 있는 것이 운명의 여신이고, 성찰의 거울을 들고 사각의 안전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지혜의 여신이다. 오른쪽 맨 위에 있는 ‘지혜자(sapiens)’가 하는 말이 적혀있는다.  “비르투(역량)를 믿어라. 포르투나(행운)는 파도보다 더 순식간에 사라진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군주론을 소개하는 문구는 보통 차갑다. "냉험한 현실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처세술과 리더십",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통치의 기술"  등,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소개만 보면 이 냉혹한 현실에 어떤 처세술을 가져야 남을 지배할 수 있는지, 어떻게 남보다 우위를 가져갈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이 냉혹한 현실에서 자신의 역량을 믿는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야할 이유를 말해주는 책이다. 

     실제로 현시대는 냉혹하고 불공평하다. 2020년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에서 자주 거론되었던 단어는 "벼락 거지"다. 남들이 코인, 부동산등의 투자를 통해 벼락부자가 되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신차려보니 벼락거지가 되었다는 말에서 나온 단어이다. 이때부터 많은 사람들은 본인의 역량을 발전시키고 이 세상을 떳떳하게 살아갈 소양을 갖추는 것보다는 벼락 부자가 될 기회만 눈에 불을 키고 찾고 있다. 물론 적절한 투자처를 찾고 자신의 자산을 증식시키는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대 비판받을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본인의 인생을 돌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하며 기회를 탐색하는 것과 모든 것은 부질없다고 생각하며 한방 터질 기회만 찾아다니는 것은 차이가 크다. 

     물론, 나 자신도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는 것에 늘 어렵고 두렵다. 그래도, 군주론처럼 과거의 현인들이 저술한 책들 속에서 내가 가는 길이 맞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다시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이처럼 다른 이들도 본인만의 신념을 가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세상에 더 나은 영향을 끼치기위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으며, 그 과정에 용기를 줄 책으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추천한다.

     

    ▼ 책 정보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47944

     

    군주론(무삭제 완역본) | 니콜로 마키아벨리 - 교보문고

    군주론(무삭제 완역본) | ‘움베르토 에코의 제자’ 김운찬 교수의 이탈리아어 원전 완역본 냉엄한 현실에서 리더가 갖춰야 할 처세술과 리더십 ★ 하버드대, 옥스퍼드대, MIT, 서울대 필독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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